[이슈] 블록딜
증권시장에는 대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큰손들이 있다.
이들이 장중에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할 경우 시장가격에 영향을 미쳐서 본인이 팔고자 하는 가격에 매도가 불가능하다.
블록딜이란 해당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대주주가 미리 매수자를 구해서 매도물량을 정한다음에 장 시작전이나 장 후에 시간외매매로 거래를 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러한 블록딜이 주가하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대량의 주식이 시장 가격에 할인율을 적용받아 더 싼 가격에 거래되기 때문에 다음날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또한 대주주가 고점에서 매도를 함으로써 다음날 시장에서 대량의 물량이 풀리는 것도 주가하락의 하나의 이유이다.
이로인해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블록딜 이후 사후 공시가 이루어지고 주가는 이미 급락하는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은 손실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블록딜 자체는 주주가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므로 이를 제지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현재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서 외인들의 매도가 이어지는 시장상황에서 블록딜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전문가에 의하면 블록딜로 전체 지분의 1% 내외의 주식 거래가 진행되면 주가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올해들어서 삼성전자, 우리금융지주, 셀트리온 등의 블록딜 매각이 진행되면서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락한 사례가 여러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적인 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보통주 1994만 1860주를 블록딜로 매각한 이후 주가가 단기적으로 급락했다.
지난 8일에는 카카오페이 대주주인 알리페이싱가포르홀딩이 지분 500만주 (약 4700억원)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카카오페이 전체 주식의 3.77%에 달하는 물량이 시장에 나오면서 당일 주가는 15.57% 급락했다.
이번 블록딜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발행 주식의 약 3.8%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매도 했다.
또한 전날 종가 대비 11.8%나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됨으로써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출회)이 우려되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이와 같은 배경에는 카카오페이의 결재서비스가 싱가폴에 진출을 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도 카카오페이는 마카오, 일본에서 결재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알리페이플러스'와 손잡고 해외결재 서비스를 싱가포르로 확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앤트그룹 (알리페이의 모회사) 과의 파트너쉽을 강조해왔다. 카카오페이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과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컴포트델그로 택시 등 다수의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로 결재할 수 있다고 한다.
호텔롯데가 보유하고 있는 롯데칠성 지분 블록딜을 추진한 이후에 주가가 점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롯데칠성은 전날보다 10%나 하락한 18만 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호텔롯데는 이번 매각을 통해 자금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신용등급을 방어할 목적이다.
호텔롯데가 이번 블록딜로 확보한 자금은 약 371억원이다.
또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해 소유하고 있는 롯데칠성 지분 20만주 (지분율 : 2.15%)에 대한 기관 수요 예측 중이다.
매각 주관사는 삼성증권으로 한 주당 매각 할인율 밴드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3~5% 수준이다.
블록딜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에서는 '블록딜 사전공시제도'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전문가들은 '블록딜 사전공시제도'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다.
이유인 즉 블록딜 사전공시 뒤 실제 계약을 한다고 해도 그 사이에 블록딜의 영향이 고스란히 반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블록딜로 인해 주가가 과도하게 급락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계약당 체결 규모를 일정한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다.
현재 주권상장법인이 주식 대량매도(블록딜)시 사전신고를 하도록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이 발의된 상태이다. 이 개정안에는 발행주식 총수의 1%이상의 주식을 블록딜 등으로 매각할 경우 한국거래소 등 관계부처에 신고하는 것을 강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대주주는 신고일로부터 3개월간은 매도가 제한된다는 점도 포함되어 있다.
이같은 법안이나 대책들이 조속히 실시됨으로써 대주주의 대규모 매각으로 인한 소액투자자들의 피와 땀이 더이상 헛되지 않기를 바래본다.